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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학년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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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r| 작성일23-01-29 11:50| 조회1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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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상급 지도교사입니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12학년 졸업식 날이 왔고, 그로부터 2주가량 지난 지금은 잔잔한 감동과 여운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를 짧게 글로 남기고자 합니다.
졸업식 당일, 아이들을 축하해주러 오신 많은 분들 덕에 마음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온기가 꽉 찼던 강당이 기억에 남습니다. 오셨던 분들께는 기분 좋은 기억이 다시금 떠오르고, 오지 못 하셨던 분들께는 그 날의 온도가 조금이나마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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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7번 울리고, 12학년 부모님들께서 맞춰주신 셔츠에 직접 만든 조끼를 걸치고 멋지게 등장한 12학년 아이들은 초를 밝혔습니다. 상급선생님의 손길로 초가 하나 더 밝혀졌습니다. 여느 때처럼 함께 일어서서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아침시를 읊는 아이들.... 지금껏 수없이 아침시를 읊으며 세상을 바라보고, 배우고 일하였겠지요. 이제 아이가 아닌 청년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모습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를 울고 웃게 합니다.
각자 적절한 때에 12학년들과 마주하고 대화하고 나누고 때로는 부딪히기도 했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머릿속에 함께 그려보았습니다.
모래알처럼 흩어졌던 아이들이 스스로 서로의 소중함을 표현하게 되기까지 그 길을 지켜보고 지지해주신 부모님들의 따스한 시선도 함께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이서 가장 편한 모습의 오빠, 형을 지켜보며 시험에 들기도 했고 영감을 얻기도 했던 후배들의 마음까지 느껴보았습니다. (2022 학생회장의 재치있는 입담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 함께 살아왔기에 지금의 졸업생 친구들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가 생각보다 더 좋은 곳이라며 불안해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전하는 민섭이.
학교에 대한 근거 있는 신뢰를 가진 민섭이는 그 존재만으로 주변에 큰 위로가 됩니다.

한 사람의 성장을 함께 진심으로 격려하는 공동체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물결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어놓을 줄 아는 모습이 멋있고, 감사함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마음이 사랑스럽습니다.

친구들을 안 보면 이상하게 보고 싶고, 언제든 환영해줄 학교의 존재가 든든하다는 주현이.
평소에 안 그러지만 중요한 자리에서 친구들에게 애정을 표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제게 꼬박꼬박 마음을 표하는 것을 보면 무엇이 귀중한지 아는 사람입니다.

시원하게 “만세~”를 외치고 홀가분해 보이던 진서.
방학하자마자 저에게 장문의 감사 메일을 보내고, 졸업식에서 운전면허를 따면 선생님들 모시고 저희집에 놀러 오겠다고 말한 마음 자체가 참 감동이었습니다.

무사히 학교생활을 잘 마친 것, 더하여 학교 안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지금의 자신이 있음에 감사함을 표현하던 유신이.
주어진 바에 애쓰는 모습, 점점 더 주변을 먼저 챙기고 마음을 표현하려는 변화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기뻤습니다.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따스한 이곳이 그리울 것 같다던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집니다. 정성스레 진심을 전하고 말과 행동에 상대를 향한 존중이 있는 사람입니다.

발도르프는 본인과 맞지 않다 계속 말하지만, 여기에서 만난 사람들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상명이.
평소 가진 유쾌한 에너지와 어쩌다 한 번씩 느껴지는 섬세함과 다정함이 저를 웃게 합니다.

‘12학년에게 묻는다’ 코너를 통해 졸업생들의 훌륭한 입담과 순발력을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졸업생들은 마지막 가는 길에 앞서 뒤돌아 감사했던 분들께 마음이 담긴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남아있는 선생님들과 후배들은 노래로 졸업생들을 응원했습니다. 참나무처럼 서 있을 선생님들의 ‘졸업식이 끝나고’와 11학년 친구들이 부르는 12학년들의 애창곡 ‘좋지 아니한가’가 강당에 울려 퍼집니다. 답가로 부른 ‘기억해줘’, ‘헤어지는 벗들의 노래’는 12학년들의 마음을 대변해주었습니다. 앵콜곡으로 ‘이등병의 편지’도 잊지 않았지요.

「헤어지는 벗들의 노래

우리들 한 자리에 모여서
배움의 기쁨 함께 나눴네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부디 잘들 가시오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참된 배움길을 가자던 그 마음 잊지 말아요.」

매 졸업식마다 졸업생들에게 읽어주는 루돌프 슈타이너의 시 낭송을 끝으로 아이들은 당당하게 꽃문을 나왔습니다.
이 기쁨과 감동의 순간까지 자신의 빛을 잃지 않고 잘 걸어와 준 12학년들, 사랑으로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주신 12학년 부모님들께 진심어린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위에 사랑 고백처럼 써놓은 제3기 졸업생들에 대한 저의 한 마디는 제 애정의 아주 일부만 표현된 것입니다. 글로는 표현하기 힘들고 겪어봐야 아는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운 제 3기 졸업생들이 앞으로도 참된 존재가 되기를 추구하며 세상 속에서 선하고 따뜻한 영향력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 졸업식을 위해 꽃부터 촬영까지 애써주신 4, 11학년 부모님들,
준비에 도움을 주신 상급선생님들과 흔쾌히 사회를 맡아주신 선생님,
멋진 공연을 준비해주신 선생님들과 11학년,
졸업식 준비 세팅부터 그림 등 다방면에서 도와준 상급 친구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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